요즘 독서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출판계 통계를 보면 종이책 판매량은 정체되고, 전자책 시장도 성장세가 둔화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주변을 보면 ‘오디오북’이나 ‘팟캐스트’로 책을 ‘듣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 나도 평일 출퇴근길에 오디오북을 자주 듣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 흐름이 진짜 독서를 대체하는 걸까, 아니면 새로운 독서의 형태인 걸까?
[이미지: 오디오북 듣는 사람]
현상: 듣는 독서의 급부상
몇 년 전만 해도 오디오북은 시각장애인이나 장시간 운전하는 사람들만 이용하는 niche 콘텐츠였다. 하지만 최근 빅데이터를 보면 오디오북 시장은 매년 20% 이상 성장 중이고, 특히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국내 주요 오디오북 플랫폼 이용자 수는 2023년 대비 2024년에 2배 가까이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팟캐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인문학, 자기계발,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북 팟캐스트가 생겨나면서 ‘듣는 독서’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원인: 왜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고 듣기 시작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의 파편화다. 직장인, 학생, 육아 중인 부모까지 현대인은 온전히 책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출퇴근, 운동, 집안일 등 손과 눈이 바쁠 때도 ‘귀’는 자유롭다. 오디오북은 이런 멀티태스킹 상황에서 독서를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는 점도 중요하다.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는 직장인에게 추가로 글자를 읽는 것은 부담스럽다. ‘듣기’는 상대적으로 덜 피로하고, 더 편안하게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미지: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
사례: 나의 오디오북 활용법
나는 평소에 출퇴근 시간(왕복 1시간 30분)과 집에서 설거지하거나 청소할 때 오디오북을 듣는다. 최근에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를 오디오북으로 완독했다. 종이책으로 읽었을 때보다 이해도가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내레이터의 억양과 강조 덕분에 핵심이 더 잘 와닿았다. 물론 복잡한 내용이나 데이터가 많은 책은 여전히 종이책으로 읽는 게 낫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경제학 원론 같은 책은 귀로 듣다가 놓치면 다시 되감기가 번거롭고, 그래프나 표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웠다.
이처럼 오디오북은 모든 장르에 적합하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장르에 따라 매체를 구분한다. 에세이, 자기계발, 가벼운 인문학은 오디오북으로, 과학, 경제, 전문 서적은 종이책이나 전자책으로 읽는다. 이런 구분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 게 있는데, 요즘은 AI 도구로 책 요약도 받는 분들이 많은데, 이 분야에 정리된 글이 있어요. 참고해보면 나만의 독서 루틴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거다.
전망: 귀와 눈의 공존
앞으로 독서 트렌드는 ‘읽기’와 ‘듣기’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 오디오북이 종이책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독서 인구의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은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에 ‘듣는 독서’에 더 친숙하다. 출판사들도 오디오북 전용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유명 성우를 기용한 오디오 드라마 형태의 책을 출시하는 등 변화에 적응 중이다.
[이미지: 미래 독서 모습]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깊이 읽기’의 약화다. 빠르게 넘어가는 오디오 특성상 텍스트를 곱씹으며 사고를 확장하는 경험이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중요한 책은 종이책으로 읽으려고 노력한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떤 매체를 선택하느냐보다, 꾸준히 ‘무언가’를 읽거나 듣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이미지: 책과 오디오북의 공존]
오늘도 나는 출근길에 오디오북을 켠다. 어쩌면 이게 완벽한 독서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도 책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책과 함께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