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바꾼 작업복, 그가 읽은 책들

며칠 전 한겨레 기사에서 황재형 작가의 이야기를 보았다. 광부였던 아버지가 숨진 뒤 남긴 작업복 한 벌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고 한다. 작업복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아버지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시대 노동자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문득 어떤 물건이 우리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떠오른 것이 책이었다. 책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 권의 책이 내 삶을 다른 방향으로 이끈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이미지: 작업복을 바라보는 여성의 뒷모습, 차분한 분위기]

황 작가의 사례는 예술이 어떻게 개인의 트라우마를 승화시키는지 보여준다. 광부의 작업복이라는 소재는 그 자체로 무겁고도 진실하다. 나는 이 이야기에서 ‘발견’의 중요성을 느꼈다. 어떤 대상을 새롭게 보는 힘. 책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에세이인데, 특히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김훈의 《자전거 여행》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사물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하게 만든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일상의 사물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 나는 원래 미술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직장 동료가 추천해준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의 《상형문자의 비밀》을 읽으면서 고대 이집트 문명에 빠져들었다. 그 영향으로 휴가 때 이집트 박물관을 다녀오기도 했다. 한 권의 책이 내 여행지를 결정한 셈이다. 이처럼 책은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때로는 인생의 방향까지 바꾼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독서는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 특히 작업복 같은 물건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찾아볼 참이다. 물건에 깃든 인간의 역사, 그 속에서 피어난 예술. 이런 주제는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가질 것 같다. 우리는 물건과 책을 통해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때로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실마리를 얻는다. 황재형 작가의 작업복처럼, 내 인생을 바꿀 책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